올 해를 시작하며 주님과 동행하는 이 길을 가는 중에, 내 안에 더 Improve하고 싶은 세가지가 있다면 그것들은
'흘러넘치는 감사', '온전한 의지' 그리고 '담대한 순종' 이었다.
두려움과 염려가 많은 내 성격에 믿음으로 결단하며 올 한 해, 주님과 더욱 동행하는 풍성한 삶을 향한 나의 소망이었다.
2020년 12월쯤... 준민이와 다은이가 다니는 선교사 자녀 학교 광고란에 자원봉사를 구한다는 광고를 접하게 되었다. 미국 선교사 가정이 학교에 새로 오게 되었는데, 8살 된 막내가 심한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선천적 염색체 이상으로 지적장애, 신체 장애, 정신장애, 자폐성향, 거기에 계속적으로 보이는 뇌경련 발작과 공격행동 까지..
학교에서는 그 아이를 관리할 엄두가 나지 않아 교사들이 순번을 정해 돌아가며 봐주고 있었다.
자원봉사를 구한다는 광고를 처음 봤을 때는 아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었기에, 항상 그렇듯 봉사 자리가 금새 채워지려니 했다.
그러나 지원하려는 사람이 없어 한달이 넘도록 계속 되풀이되는 광고를 보며, 성령님께서 마음 속에 이 아이를 도와야 할 것 같은 마음을 주셨다.
하지만, 선뜻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지금 하고 있는 산족 사역들과 태국어 수업 외에, 내 시간을 내어 봉사를 한다는 게 기쁘게 자원하는 마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마, 이것도 태국에서 내 사역의 연장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 교만함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말씀 앞에 설 때마다 계속되는 마음의 부담감으로, 결국 학교에 연락을 취하게 되었고, 그렇게 그 아이와의 만남은 시작되었다.
12년간 미국서 특수교육 교사 일을 하며 하루하루 바쁘게 많은 아이들을 맡아서 가르친 것을 생각하면, 지금 하게 된 일이 너무 작게 느껴질 수도 있다.
순간순간 긴장해야 하고 아이의 공격행동이나 이상 증세를 주목하는 일이 나의 체력에 버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 간단한 의사소통조차 되지 않는 아이와의 관계가 시간 낭비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억지 순종에서 시작된 이 아이와의 만남에서 주님은 아이를 통해 내게 말씀하시고 계셨다.
아이에게 눈동자를 맞춰주고 노래를 해주고, 기도 해주고, 기저귀를 갈고,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아이를 쫓아 다니는 중에 아이가 calm 해지는 teaching moment 를 포착해 아이와 어떻게든 교감 (contacting point)을 해보려 시도하고..
한 아이를 향한 이 맞춤형 수업을 해나가며, 이 아이를 향한 하나님의 시선, 곧 한 영혼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시선을 보게하신다.
그 신실하시고 변함없으신 끊을 수 없는 인자와 사랑을.. 다시한번 느끼게 하신다.
기도하는 것은 이 아이와 함께 하는 이 기간에, 나의 그 어떠함으로가 아닌,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안에서 하나님의 눈으로 이 이 아이를 바라보며 섬길 수 있기를 기도한다.
아이를 다루는 모든 과정도, 방법도, 온전히 주께만 사로잡혀 사용되어질 수 있도록, 주님만
바라보는 경험을 누리고 싶다. 또한 이 아이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온전히 이루어지기를 기도한다.
한 주, 두 주... 시간이 흘러가고 아이의 입가에서 웃음이 보이고 나의 손길에 반응하는 아이를 느낀다.
감사하고 감사하다...
억지의 순종조차 기쁨으로 받아주시며 자원하는 심령으로 바꾸시는 주님께 감사하다.
주님 주시는 힘으로 이 일을 감당하고...이 일을 통해 더 주께 붙어 있을 수 있다면...
지금 이 시간, 이 작은 자를 섬기는 것이 나를 향한 주님의 뜻이라면...
주의 뜻에 나의 뜻을 기쁨으로 순복한다.
흘러넘치는 감사로, 온전한 의지함으로, 담대한 순종함으로…
{ Written by 이은아 선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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