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과 5월 현재, 태국에 코로나 3차 유행이 무섭게 확산되고 있다.
2020년 처음 팬데믹이 시작한 직후인 작년 3월과 올해 1월에 이어 벌써 3번째로 시행되는 전국적인 락다운을 맞이했다.
아이들 학교는 즉시 온라인으로 전환되었고, 교회 모임 등은 금지되었으며 우리는 또다시 꼼짝 없이 집안에 갇히게 되었다.
다시 팬데믹 초기의 급박했던 시간으로 돌아간 듯 매일 감염자 숫자는 늘어만 갔고 정부의 제한조치는 더하여졌다.
백신 보급률이 저조한 태국에서는 감염자 수가 줄면 통제를 풀었다가 감염자 수가 늘면 락다운 등 엄격한 통제를 했다가...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계속 되풀이 반복만 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펜데믹 가운데 매일매일을 온전히 살아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온라인수업을 해야하는 아이들의 고충도 만만치 않다.
정해진 시간에 선생님 강의를 Zoom으로 수업을 듣는 것이 아닌, 월요일 아침에 모든 과목의 일주일치 과제가 주어지고 각자 알아서 집에서 공부해서 금요일까지 숙제를 제출해야 하는 format의 MK School 온라인 수업은, 말이 좋아 온라인 수업이지 스스로 공부하는 자율학습 정도의 수준이어서 아이들이 감당해야 하는 학업 스트레스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아이들이 이렇게 공부해서 괜찮을까.. 엄마로서 불안한 마음이 가득해진다.
이제는 내 키를 훌쩍 넘은 두 청소년 아이들의 삼시세끼를 챙기고 집안일을 하며 틈틈히 아이들 온라인 공부를 도와주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사춘기 아이들은 하루에도 몇번씩 감정이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자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청소년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 지 몰라 사춘기 아이들을 처음 키워보는 엄마는 답답할 뿐이다.
요즘 태국 날씨는 매일 39~40도를 기록하는 폭염으로 인해 밖에서 야외 활동은 아예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러나 이 시기에 제일 힘든 것은 아마도 이런 환경속에서 내 마음과 생각을 온전히 지켜내는 것인 것 같다.
매일의 반복적인 일상,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코로나와의 지리한 싸움, 그러나 어느것 하나 하기 싫다고... 힘들다고 놓아버릴 수 없는 책임들 사이에서 믿음으로 마음과 생각을 지켜내는 것...
언젠가 들었던 어느 목사님의 설교가 생각난다.
'눈물로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로다' 라는 시편 126편의 설교 말씀이었다.
이 시편기자가 씨를 뿌리는 일이 힘들어 눈물이 난 것이 아니라, 어떤 일로 인해 눈물을 흘릴만큼 마음이 힘들었지만 여전히 씨를 뿌리러 나갔다는 사실이다.
눈물이 나고 힘이 들어 씨를 뿌리는 일을 멈출 수도 있었지만, 그는 속상한 마음의 감정을 가지고도 자신에게 맡겨진 일인 씨를 뿌리는 일을 멈추지 않았고, 얼마의 시간이 경과 됐는지는 모르지만, 결국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둘 것이라는 희망적인 결과를 말해주고 있다.
선교지에서의 일상도 그렇다.
여전히 반응이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와중에도 '눈물로 씨를 뿌리는 수고가 있을 때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로다' 라는 주 안에서의 확실한 약속을 믿고 그저 믿음으로 순종할 뿐이다.
그리고 겉으로 드러나는 사역이 멈춘 것 같이 보여지는 지금 락다운 시기도 동일하다.
평범한 매일의 일상에서, 하나님의 때에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라는 소망을 가슴에 품고 눈물로 씨를 뿌린다.
매일 아침, 주 앞에 나아가 나의 자리를 확인한다.
주 안에 있는 나, 나의 왕 되신, 아버지 되신, 피난처 되신, 소망 되신, 삶의 이유되신, 만족되신, 기쁨의 원천 되시는 내 주님을 바라본다.
그리고 내 안에 계신 주... 오늘도 내 안에서 일하시고 나를 통해 일 하실 주님을 기대한다.
이 계속 되는 팬데믹 동안 , 나의 생각과 마음을 지키는 것은 내 힘으로 할 수 없음을 알기에, 주의 생각으로 내 생각을 덮어주시기를, 내 마음의 길을 인도해 주시기를 기도한다.
내 가진 것으로는 아이들을 향한 조급함과 불안함, 이 예측 불허한 상황에 대한 염려와 낙심을Control 할 능력이 없기에 오늘도 성령 하나님, 내 곁에서 연약한 나에게 힘을 주시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내가 주 안에 충만히 거할 때, 또 내 안에 충만하신 주님으로 인해 오늘도 믿음으로 일어설 수 있다.
오늘 주신 하루에 감사하고, 크고 작은 일 가운데 주님을 의지하며, 주를 좇는 이 길에서 기쁨을 빼앗기지 않고 주를 노래할 수 있다.
오직 주의 은혜로만..
내가 참 좋아하는 “꽃들도” 의 찬양 가사처럼..
" 이곳에 생명 샘 솟아나 눈물 골짝 지나갈때에
머잖아 열매 맺히고 웃음 소리 넘쳐 나리라
그날에 하늘이 열리고 모든 이가 보게 되리라
마침내 꽃들이 피고 영광의 주가 오시리라
꽃들도 구름도 바람도 넓은 바다도
찬양하라 찬양하라 예수를...
하늘을 울리며 노래해 나의 영혼아
은혜의 주... 은혜의 주 ... 은혜의 주... "
[Written by 이은아 선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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